성남--(뉴스와이어)--케이피에프가 최대 주주로 있는 에스비비테크가 10월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기념식을 열고, 코스닥 상장 회사로서 여정을 시작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첫 매매가 시작된 이날 에스비비테크는 시초가 2만3900원을 시작으로 가격 제한 폭인 29.92%까지 오른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1만2400원)의 2배수에 조금 못 미치며 ‘따상’까지 가진 못했다. 다만 최근 자본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어(大漁) 기업들의 IPO 철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둔 흥행이라 이례적 성과로 평가된다.
에스비비테크의 첫 거래일 주가 강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올 9월 28~29일 진행된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16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음은 물론, 이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1657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IPO 흥행 열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에스비비테크가 주식 시장 불황에도 무사히 코스닥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건 정부의 로봇 지원 정책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으로 로봇 관련주가 주목받는 분위기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는 일찌감치 정책 공약집을 통해 과학 기술 선도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5대 메가테크 산업 가운데 하나로 ‘로봇’을 꼽으며 지원 및 육성을 약속했다. 세계 산업용, 서비스용 로봇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도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이렇게 가파른 산업 성장 기대감 속에 에스비비테크가 더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하모닉 감속기를 양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까지 모회사의 탄탄한 지원이 있었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에스비비테크는 2018년 국내 산업용 파스너 선두 기업 케이피에프와 사모펀드 ACPC PE가 함께 창업주 구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를 인수하면서 경영권이 교체됐다. 이때부터 45.8%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 케이피에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기업 공개를 향한 추진력과 당시 신규 사업이었던 로봇용 정밀 감속기 사업 확대를 위한 제품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
케이피에프 김형노 대표는 “에스비비테크를 인수할 당시 회사의 미래 비전을 믿었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 오늘 그 성과를 일부 확인한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로봇 시장과 대기업 감속기 수요의 본격적 확대를 눈앞에 둔 지금부터가 진정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케이피에프와 송현그룹은 영업, 구매, 생산, R&D 등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 에스비비테크가 차세대 핵심 산업인 로봇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케이피에프 개요
케이피에프는 건설, 산업 기계, 플랜트, 중장비 및 풍력 등에 쓰이는 산업용 파스너(fastener·볼트·너트·와샤 등) 및 베어링, 기어류 등 자동차용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